뼛속까지 문과생이 개발자가 되기까지: Dave Lee의 이야기
이 글은 교육 스타트업과 협업했을 때, 강의를 오픈하며 했던 인터뷰 글입니다.
해당 스타트업은 닫았는데, 인터뷰 내용이 도움이 되시는 분들이 있을 듯해서 제 블로그에 남깁니다.
뼛속까지 문과생이 빅데이터 개발자가 되기까지
오늘의 인터뷰 주인공 : Dave Lee 선생님
- 現 IT기업(C사) 빅데이터 관련 개발 및 기획
- 現 패스트캠퍼스 프로그래밍 강사 (커리어 전환 희망자 대상 데이터 사이언스, 컴퓨터 사이언스스쿨 등)
- 前 삼성전자/SK/외국계 기업 개발자
- 前 모 스타트업 CTO
- 잔재미코딩(www.fun-coding.org) 운영
외국어고와 인문계(고려대 일어일문)를 졸업한, 이공계와는 너무도 거리가 먼 문과생이었지만 프로그래밍에 눈을 뜬 후로 IT 학습에 전념하였다. 이후에 컴퓨터공학 대학원을 거쳐 IT업계에 몸을 담았다. SK, 외국계 기업, 삼성전자에서 근무했으며, 개발 뿐만 아니라, IT 컨설팅, IT 서비스 기획, 개발자 마케팅등 다양한 직군을 경험하였다.
개발 업무로는 임베디드 시스템, 보안 솔루션, 모바일 SW플랫폼을 거쳐 가장 최근에는 삼성페이 개발에 참여했다. 최근에는 모인터넷업체에서 인공지능 관련 기술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수 년 동안 회사와 외부에서 프로그래밍 관련 강의를 진행하면서, 기존의 진부하고 어려운 IT교육과 달리 초보자를 대상으로 한 쉽고, 흥미 있는 강의를 연구하였다. 이를 통해 모두를 위한 IT 컨텐츠를 자체 개발하여 운영 중이며, 코딩 교육 업체의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리눅스 커널 프로그래밍>, <리눅스 운영체제의 이해와 개발> 이 있고, <일주일만에 배우는 프로그래밍> 책이 출판 예정이다. 초보자만을 위한 새로운 컨텐츠를 개발하여, IT 를 쉽고 빠르게 가르쳐주는 맞춤형 강의 사이트(www.fun-coding.org ) 도 운영 중이다.
1. 내 일을 찾아서
Q1. 안녕하세요! Dave lee선생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Dave lee 선생님 : 저는 외국어고와 대학교에서 일어일문을 전공한 소위 말하는 뼛속까지 문과생인 사람이었습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결국 학부 때 컴퓨터를 배우고, 바로 문과에서 컴퓨터공학 석사를 했습니다. 이후에는 프로그래머로 직장생활을 시작했습니다.
SK, 네덜란드 외국계 회사와 삼성전자를 거쳐 현재는 이커머스 회사에서 개발 및 기획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 5년동안은 모바일 보안 솔루션, 삼성페이 개발등에 참여를 했고, 현재는 데이터 사이언스 기술 관련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전부터 SW교육/홍보 일에 열정이 있어서, 직접 프리랜서로 IT 관련 교육과 강의 자료등을 제공하는 일을 하고 있구요.
잔재미코딩(www.fun-coding.org)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실제 강의를 진행한 자료들을 모아서 웹에 오픈하고 있습니다.
Q2. 특이하게 문과 출신인데 프로그래밍으로 분야를 바꾸는 용감한 결정을 하셨는데요. 어떤 계기로 IT, 프로그래밍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셨나요?
Dave lee 선생님 : 제가 대학에서 언어와 문화를 배우는 전형적인 문과였는데요. 사실 정말 못했어요. 같은 과에 있는 친구들은 언어와 문화에 특별한 재능도 있어서 엄청 잘했으니, 저는 비교까지 되서 영 기를 펼수가 없었죠. 기를 쓰고 해도 항상 기본 또는 그 이하였어요.
무언가 역량의 한계? 차이같은것이 제대로 느껴졌어요. 반면에 컴퓨터는 물론 처음에는 이 분야에 진입하기가 굉장히 어려웠지만, 진입한 후에 남들만큼만 해도 기본 또는 그 이상이었어요.
이 경험은 저에게 한가지 큰 깨달음을 줬어요.
죽어라 해도 결국 탤런트가 없으면 경쟁력을 갖지 못한다는 사실이예요.
그래서 완전히 컴퓨터로 분야를 바꿔야겠다고 생각했어요.
Q3. 문과생에서 개발자로 커리어 전환 후,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Dave lee 선생님 : 없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다른 분야에 비해서 개발 조직의 분위기는 자유로운 편이긴 해요. 제가 영업팀에 잠깐 끌려간적이 있었는데, 아 저런 것이 실제 TV에 나오는 조직이구나 생각했었으니까요. 물론 개발자는 개발기한에 압박을 받기도 하고, 야근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그런 경우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예요.
확률적으로는 한국 기업이 이런 경우가 더 많아보이기는 하구요. 또 꼭 IT 분야를 안다고 해서 개발자만 할수 있는 것은 아니예요.
IT를 알고 있으면 마케터, 홍보, 기획자, 심지어 영업 일을 하더라도 매우 큰 경쟁력이 되더라구요.
IT 관련 상품이나 서비스를 기획하고, 마케팅하고, 영업해야 하는 기업을 생각해보세요.
IT를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IT상품, 서비스를 기획하고 홍보하겠어요.
IT를 알고 있으면 마케터, 홍보, 기획, 심지어 영업 일을 하더라도 매우 큰 경쟁력이 되더라고요
2. 내 일을 만들어가다
Q4. 현업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계신데요. 바쁜 와중에 왜 수업을 기획/진행하게 되셨나요?
Dave lee 선생님 : 회사에서 제가 수행한 업무 중 하나가 회사의 IT기술을 외부에 알리는 역할이었는데요. 평소에 딱히 관심있는 일이 없는 편인데, 이 일은 굉장히 관심이 많아지더라구요.
지식을 익히고 이를 잘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싶더군요.
그래서 관심을 가지고 IT강의를 보다보니, IT와 프로그래밍은 대부분 개발자분들이 가르치기에, 어느 정도 수강자분들도 IT를 안다고 전제하고 수업이 진행되더라구요. 또 국비교육과 같은 무료교육이 많지만, 강사료가 터무니 없이 적기 때문에, 양질의 교육 컨텐츠가 없더라구요. 또 IT가 분야가 엄청 다양하다보니, IT에 관심이 있거나, IT를 배우는 것이 필요하더라도, 딱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모르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넓고 얕게 IT를 문과의 언어로 쉽게 시작하면서 알려드리고, 여기서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이 어디인지, 마중물 역할을 하는 수업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서 수업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Q5. 퇴사학교에서 하는 <넓고 얕은 IT코딩스쿨>은 다른 곳에서 진행하시는 강의들과 비교하여 어떤 점이 가장 다를까요?
Dave lee 선생님 : 다양한 IT 수업이 있지만, 대부분은 특정한 기술을 배우는 수업이 대부분입니다. 프론트엔드, 백엔드, JAVA 프로그래밍등등 이런 수업은 사실은 넓고 얕게 IT가 무엇인지, 어느 부분이 자신의 경력이나 상황에 맞을지, 또 실제 적성에 맞는지등을 한번은 확인하고 들어가면 좋을텐데 대부분은 누군가 지인의 커멘트를 받고, 막무가내로 바로 깊은 수업에 들어가지요.
이와 달리, 본 과정은 넓고 얕게 IT에 대해 쉽게 이해하고, 그 중의 핵심인 프로그래밍에 대해 알아보는 과정입니다. 아 이런 일이 가능하다니! 하는 인사이트를 드리고, 어떤 분야가 있는지도 알려드리고, 각자 상황에 맞추어 어떻게 IT에 대해 접근해야하는지, 방향에 대해서도 알려드리구요. 또 소수 정예이다보니, 수업을 이해하는 모습과 실습하는 부분을 확인하면서 자산이 IT에 적성에 맞을지도 확인해주는 과정입니다.
대략 이 수업을 듣고 나면, 어느 방향으로 가면 되겠다, 내가 이정도는 공부해볼만 하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제가 다양한 IT 분야를 경험하기도 했고, 초보자분들 수업은 정말 많이 해서, 많이 조언을 드릴수가 있더라구요.
Q6. 왜 직장인들에게 프로그래밍을 배우는 것이 중요할까요?
Dave lee 선생님 : 저도 다양한 조직에서 일을 해보았는데요. 기획, 영업, 마케팅 조직에 있어보면서, 요즘은 IT가 안들어가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없어서요. IT를 모르는데 기획, 영업, 마케팅을 하는 일이 잘될리가 없더군요. 또 IT를 활용하면 버튼하나만 누르면 되는 일을 매일 많은 시간을 들여서 일하시는 분들도 봤습니다. 창업을 하더라도 요즘 스타트업이든 자영업이든 결국 IT를 활용하게 되는데요. IT를 모르고서는 갈수록 자리가 줄어들지 않겠습니까?
미래를 위해 준비해야한다면, 사실 영어보다도 IT인것같아요.
언어는 3년만 지나도 정말 그렇게나 필요할지 모르겠습니다. 작년만 보더라도 인공지능을 활용한 번역기, 통역기가 슬슬 나오고 있고, 올해만 해도 번역, 통역의 성능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IT는 정말 알아두면 둘수록 도움이 됩니다.
다만, IT 초보자를 위한 적합한 강의가 없고, IT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긴 한데, 그만큼을 감수하려 하는 분들이 아직은 많이 없기 때문에 효과가 안나오고 있지만요. 방향성은 이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 서서히 조금씩 더 많은 분들이 눈치를 채고 열심히 배우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근래의 부동산 상황과 비슷해보이기도 해요. 정말 일부가 슬슬 사기 시작하고, 대부분은 반신반의하다가, 어느 순간 집을 사는 비율이 확 늘어나는 것처럼.
이 수업을 듣는 분들도 오히려 자기 영역이 확장된 분들도 많고, 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를 하는 느낌으로 오시는 분들도 많더라구요.
Q7. 선생님의 수업은 무엇을 목표로,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요?
Dave lee 선생님 : 학습의 본질은 결국 내 것으로 완벽히 습득하는 것이잖아요. 요즘 대형 강의식 수업이 굉장히 많아지고 있는데, 프로그래밍은 귀로 들어서만 되는 것은 절대 아닌 것 같아요.
실제로 내가 내 실력으로 확실히 만들기 위해서는 머리를 싸메고 실습을 통해 직접 프로그래밍을 해봐야 합니다.
이것말고 가만히 편안하게 인문학 강의듣는 것처럼 이야기를 듣고 고민하며 깨달음을 얻는 방식으로는 IT를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실습과 머리를 싸메며 스스로 고민해보는 과정은 너무나도 초보자분들에게 어렵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초보들을 위한 코딩 입문 교육이 필요한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더 깔끔하게 해결할 수 있는지, 현재 내가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을 더 공부해야 하는지, 나에게 맞는 방법론은 무엇인지는 개발에 오래 몸을 담궈본 사람들에게는 바로 보이지만, 초보자인 본인에게는 아무리 고민해도 절대 모르는 영역이 많거든요.
그런데 사실 개발자는 보통은 커뮤니케이션을 잘하거나, 관계에 민감한 분들은 아니거든요. 기술에 특화된 분들인데요. IT 강의는 개발자가 진행해야 하니, 대부분의 IT 강의가 수강자 입장에서, 어떻게 학습을 해야하는지를 차근차근 알려드리기 보다는, 이렇게 코드를 쓰면 이런 기능이 됩니다 라고 자신이 잘하는 기술을 그대로 보여주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실질적으로 IT 강의를 통해 IT 역량을 키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나, IT를 아예 처음 접하는 분들에겐 높은 진입장벽을 깨기 위해서라도 더더욱 교육의 기회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가능한 수강자 입장에서, 가능한 쉽게 풀어서 IT를 제가 익혔을 때의 사고를 보여주고, 학습 방법을 알려주는 강의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수업을 통해 IT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를 단기간에 높이고, 큰 그림을 머리에 그릴 수 있도록 다년간의 경험과 노하우, 특히 비개발자의 입장에서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실습은 수업에 오시는 분들이 그 때 그 때 다르기 때문에, 수강자분들에 맞추어 수업을 가능한 맞춰서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Q8. 수업을 오랫동안 진행하시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았거나 보람있었던 학생 혹은 에피소드가 있으셨다면?
Dave lee 선생님 : 한 분은 30대 후반 방송계 계신 분이었는데요. IT를 한번도 해본적이 없는분이었습니다. 처음 수업을 할 때는 현재보다 훨씬 방대하고, 각 분야별로 핵심은 모두 집어드렸고, 실습도 각각 모두 진행을 했었는데요. 이 분께서 정말 헉헉대며 따라오셨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연락이 오더군요. 자신이 이 수업 이후에, 영업에서 IT 스타트업의 영업으로 직장과 업무를 바꿨다고 하더라구요. IT 관련 업무라 적응이나 할 수 있을까 했는데, 놀랍게도 수업에서 다루었던 다양한 내용이 모두 다 나오더라는 겁니다. 보통 최근의 IT는 여러 세부분야 기술을 활용하거든요.
어쨌든 그래서 나이도 있고 해서 굉장히 위험한 선택이었음에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고 하더군요. 짧은 수업을 통해서도 이게 가능했다는 것이 참 저에게 보람이 있었습니다.
3. 내일(Tomorrow)은 내 일을 !
Q9. 여러 가지 직무/커리어 전환을 경험하셨는데요. 선생님이 아닌, '인생선배'로서 커리어 전환, 퇴사를 고민하는 후배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Dave lee 선생님 :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짧게 적으면, 저의 경우에는 직무와 커리어가 모두 IT 관련 업무였고, 동일한 회사에서 조직의 변화에 따라서 조금씩 기회가 있었던 것이긴 한데요.
여러 일을 시도해보면서 느낀 한가지 깨달음은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은 꾸준히 할 수 있는 것 같더라구요.
누군가 시키지 않아도 말이죠. 그런 일을 찾고, 어려움이 있더라도 꾸준히 한다면, 결국 경쟁력도 생기는 것이고, 그러다보면 기회도 오는 것 같아요. 저도 IT강의와 컨텐츠를 만드는 일을 무척이나 좋아하고 꾸준히 하고 있어요. 만약 자신이 하는 일이 정말 억지로 해야만 하는 일이라면, 꾸준히 할 수도 없고, 결국 나중이 되어도 경쟁력을 찾기 어려울 것 같아요.
그래서 다소 위험을 감수하고 좌충우돌 하더라도 그런 일을 찾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계속 이것저것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Q10. 선생님의 앞으로의 행보가 매우 기대가 됩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나 계획이 있으신가요?
Dave lee 선생님 : 현재는 정말 좋은 IT강의와 컨텐츠를 만들고 싶어요. 단순히 개발자분들에게 고급 기술을 가르치는 그런 강의가 아니라, 모두가 쉽게 시작하고, IT를 이해하고충분히 내 것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그런 강의말이죠.
전문가 과정이 아니라, 교양과정으로 좋은 강의를 만들고, 그 분들의 삶에 하나의 경쟁력을 심어 드리고 싶습니다. 그런 분들이 많이 나와서 보다 다양한 아이디어로 세상을 혁신하고, 삶에 행복을 가져다 드리고 싶어요. 조금 시간이 지나고 경제적으로 충분한 여유가 있다면, 언젠가 특이한 IT교육 조직을 만들고 싶어요.
50%는 최신 기술을 적용해서 다른 회사에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하고, 50%는 이때 적용한 최신 기술을 쉽게 컨텐츠와 강의로 제공해서 많은 분들이 빠르게 최신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회사요.
8년전 이야기했던 회사를 만들고, 생각대로 하나씩 해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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